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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학기에 방송통신대 교육학과 3학년 편입해서 공부 중이며 광주광역시에 변호사사무실 개업을 준비중이라고 근황을 밝힌후, 박근혜대통령과 여야 등 현 정국에 대해 깊이있는 분석과 대안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 국정공백 메우기 위해 애쓴다기 보다 조장, 방치하는 측면" "대통령 고집대로만 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 아냐"
"민주당, 너무 많이 양보해" "국회선진화법, 집권당 입장에서 불편한 모양... 사실 그러라고 만든 법" "김병관 후보자, 무기중개 관련해 참을 수 없는 의혹... 나라면 청문회 나가서 망신당하느니 사퇴할 것" "민주당은 안철수 교수 때문이 아니라 총선 대선 거치면서 사느냐 죽느냐 기로에 서 있어"
[인터뷰 전문]
- 근황을 궁금해 하는 청취자들이 많으실텐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방송통신대 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했어요. 교육문제를 공부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래서 광주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려고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 원외에 계시다보니 ‘국정 공백’을 빚고 있는 지금의 정국 상황에 대한 소회도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 대통령이 바뀌고 새로 출범했어도 정국이 쉽게 풀리지 않는군요.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설마 사실은 아니겠습니다만, 박 대통령께서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애쓴다기 보다 방치하거나 조장한다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 사실이에요. 지금 우선 중요한 것이 정부조직법 통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원안 통과를 고집을 하고 계신단 말이에요. 야당에서는 이미 이야기했습니다만 99가지를 양보했는데 마지막 1가지를 내놓으라고 버티고 있고, 청문회 통과한 장관들의 임명을 한동안 미루더니만 다음 주에 발표한다고 했고요. 대통령 고집대로만 하겠다고 한다면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과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는 태도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 그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민주당에서는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할까요?
▶ 민주당이 너무 많은 양보안을 내놓았다고 봅니다. 다 아시겠지만 지금 단 한 가지 쟁점이 종편 SO의 인허가권을 누가 갖게 하느냐 아니겠습니까. 방송의 공정성과 관련된 문제거든요. 각자의 입장을 살펴보면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기술적인 문제거든요. 어느 부서로 가든 결국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하는 것이지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요. 그러나 방송의 공정성 문제에 민감한 국민과 야당 입장에서는 그것을 방송위원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활이 걸린 문제거든요. 아시다시피 방송위원회는 5명의 위원으로 만들어진 위원회이기 때문에 독립성이 보장도리 수 있고, 소수이지만 야당이 참여하고 있단 말이에요. 이것을 굳이 반대하는 건 이해가 안 되고요. 그리고 더구나 그 문제는 분리처리하면 될 것 아닙니까. 나머지 장관들이 국정을 운영해가면서 미래창조과학부 문제는 더구나 장관 내정자가 사퇴했기 때문에 상당시간이 걸릴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우선 그 문제를 빼놓고 나머지를 통과시켜서 정상적으로 운영해가면서 여야간에 더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 측면들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 그렇습니다. 지금 원안만 고집하고 있지 않습니까.
- 양측이 어제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 마련을 위해 오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그 방안을 보면 SO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겼을 때 방송장악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을 새누리당에서 마련하기로 했고요. 민주당은 SO부분을 방통위에 남길 경우 정보통신기술 융합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양측의 방안이 수용되면 되지 않을까요?
▶ 한 번 기대해보죠.
-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직권상정 후 표결을 민주당에 제안했습니다만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신종 날치기’라며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간 핑퐁식 제안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 협상과 대화에는 그런 제안을 주고 받는 것 자체가 불가피하죠. 그런데 내용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직권상정을 표결에 부치면 새누리당이 다수당이니까 새누리당 입장대로 하자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절차문제로 해결할 방법이 없잖아요. 본질적인 내용인 내용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논의해야겠죠.
-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국회선진화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다수결의 원리 자체를 봉쇄해버린 아주 잘못된 법”이라고 평가절하했는데요.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국회 선진화법은 여야 합의로 지난 18대 국회 말미에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그야말로 국회의 선진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죠. 그런데 시행해보니 불편한 모양이죠. 사실 그러라고 만든 법입니다. 그동안 국회와 정치의 고질이 ‘날치기’ 아닙니까. 다수당이 힘을 배경으로 한 것이고, 지난 18대 국회만 봐도 다수당으로서 여러 가지를 날치기했죠.이런 것들을 방지하고 여야간에 원만한 타협을 이룰 수 있는 국회를 만들자는 법이 이거죠. 뭐, 다수당으로서는 불편한 거죠.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미국에서도 다수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일정 의석 이상을 넘지 못하면, 우리법도 그렇게 돼 있습니다. 우리당도 새누리당에 의석을 줬다면 선진화법에 의해 바로 표결할 수 있을 겁니다. 작년 총선에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과반수를 줬지만 다수결만을 고집할 만한 의석을 주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 오늘은 그동안 가장 논란이 됐던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는데요.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은 여러번 언론에 보도됐고요. 오늘 청문회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 저도 그동안 보도만을 봤죠. 직접적으로 다루는 위치에 있지 않으니까요. 보면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세금포탈 등의 기본 단골메뉴를 모두 갖춘 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무기와 관련해 국방담당을 할 총수로서는 도저히 우리가 참을 수 없는 의혹들을 덧붙여 갖고 계신 것으로 보도되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의혹 백화점’이라고 불릴 정도인데요. 저라면 청문회에서 망신당하느니 사퇴할 겁니다. 모르겠어요. 아마 청문회가 이런 말하면 우습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씁쓸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흥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안철수 전 교수가 오는 11일 귀국해 정치 행보를 본격 재개하는데요. 안 전 교수의 4월 재보선출마에 대한 천 장관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 안 전 교수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 특히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정말 큰 기대를 했던 지도자 아닙니까. 그게 좌절됐습니다만, 그분이 다시 정치에 본격 진출해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겠다는 생각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마땅히 정치를 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번 보궐선거에 나오는 것 자체는 국민의 여망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택하고 나오는 과정에서 노회찬 전 의원과의 협의라던가 하는 것들이 매끄럽지 못한 건 밖에서 눈에 띄더라고요. 안 전 교수께서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저도 기대합니다.
-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이 지켜온 60년 정통야당이라는 뿌리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우리 민주당은 안철수 교수 때문이 아니고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를 통해 정말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 서있죠. 정말 획기적인 자기쇄신을 통해 앞으로 민주당 내에서도 좋은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위기를 이겨내야 하고, 또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전 교수는 현실적으로는 밖에 있는 인물이지만 큰 틀에서 야권이고,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서로 연대를 모색하고 일정 부분 연대가 있었던 것처럼 민주당과 서로 함께하지 못할 분은 아닌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큰 틀의 정치발전과 개혁정치를 위해 협력해나갈 수 있는 분이고 또 그런 세력을 모아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분적으로 현재 민주당에게 이해득실이 있겠지만 정치발전을 위해 민주당 자신의 부활을 위해서도 크게 보고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천 장관님에 대한 이번 당 대표 선거 출마설이 돌고 있는데요. 출마 의사가 있으십니까?
▶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민주당의 쇄신이 중요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여도 하고, 그 다음에 생각해볼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제가 스스로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민주당은 세 가지가 없는 정당이라고 해서 ‘3무’라고 했는데요. 첫째는 반성이 많이 부족했고요. 또 우리 국민들이 지금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그런 국민들에 대해 확고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데에 어려웠고, 또 민주당 자신이 당 체제를 더더욱 민주와하고 국민의 참여를 높이는 데에도 계파를 없애고 하는 데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세 가지를 이제부터라도 정말 자신을 버리고 반성한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