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공동대표
어제 새벽 진도 팽목항에 다녀왔다.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주던 아이들을 생각하실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었다. 밤새 차를 달려 도착한 팽목항에는 3주 넘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신 부모님들이 계셨다. 서울로 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안전한 대한민국’, ‘사람이 귀한 인간 존엄사회’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시곤 KBS보도국장의 발언과 처신은 정말 적절하지 않았다. 보도국장의 사과와 회사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국회가 중심이 되고 국민이 참여해서 다시는 이 땅에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미 제안 드린 바와 같이 ‘상시국회’를 열어야 한다. 상임위도 열고, 국정조사 특위도 가동해야 한다. 그리고 여·야·정이 함께 가칭 ‘안전한 대한민국 위원회’를 구성해서 우리 사회를 4.16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어제 박영선 의원께서 앞으로 1년 간 우리 당을 이끌 원내대표로 선출되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이다. 박영선 원내대표 앞에는 민생과제가 산처럼 쌓여있고, 국민 안전과 관련한 정말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어려운 때에 박영선 원내대표의 단단한 심지는 더욱 빛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정말 큰 역할을 해 주시리라고 믿는다. 박영선 대표의 새로운 시작, 축하드린다. 연중 불이 꺼지지 않는 ‘상시국회’를 만들어 국회가 중심이 되어 국가적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대하민국으로 가는 먼 길, 국민과 함께 가겠다.
■ 김한길 공동대표
어제 오늘 과연 아이들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을 자격이 있는 부모인가 하고 자문해보다, 새벽에 안철수 대표와 함께 진도로 달려갔다. 어버이날 아침에 가장 가슴 아플 분들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서, 조용히 만나서 손을 잡아드리고 돌아왔다. 마음으로라도 카네이션을 그 분들께 달아드리고 싶었다. 이제는 더 흘릴 눈물도 없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한 마디 한 마디가 제게는 바늘이었다. ‘죄송합니다’라고 또 한 번 용서를 구했다.
어제 우리 당의 새 원내대표를 뽑았다. 여성 원내대표를 뽑고 나니 최고위원위 회의장이 조금 더 밝아진 것 같다. 축하한다. 박영선 원내대표께서 우리당의 새 기운으로 역할 해 주실 것 믿는다.
4.16참사로 국회가 더 중요해졌다. 국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확인한 이상 국회가 위기 극복을 주도해야 한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5월에는 국회의 모든 관련 상임위 차원에서 4.16참사 실종자들을 찾고 수습하는 일과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보살피는 일에 모자람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가려내야 한다. 예컨대 피해자 가족들에게 아직까지도 최소한의 ‘긴급생계지원금’마저 지급되지 않고 있는 문제등을 따져야 할 것이다. 6월 지방선거 때문에 국회를 문 닫아야 한다는 발상은 4.16참사의 무게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장이다. 선거를 핑계로 국회를 문 닫자는 주장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6월에는 후반기 원구성과는 별개로 국정조사특위를 우선 가동하고 이 특위에서는 특별법을 통해서 진상조사와 향후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범국가적 기구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서도 안 될 것이다. 사람보다는 돈을 먼저 생각하는 탐욕과, 국민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풍토를 종식시켜야 한다.
관료 카르텔의 타파는 물론이고 국민의 안전과 삶을 위협하는 모든 기득권을 물리치는 작업을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 새누리당에게 거듭 말씀드린다. 올해부터는 ‘쉬지 않고 일하는 국회, 여름휴가 없는 국회, 죽기 살기로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께서 ‘제1야당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이 막중한 임무를 잘 이끌어주실 것이다.
어제 세월호 유가족들이 KBS에 항의 방문을 했다고 한다. 또 청와대 출입기자 중 일부는 소위 ‘계란라면 발언’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출입정지를 당했다고 한다. 얼마 전 한 국제언론감시단체가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를 68위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아프리카 나미비아보다 낮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이미 언론자유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론이 바로 서지 않고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감사하다.
■ 박영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서 오늘 첫 인사를 드린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올바른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두 대표들 모시고 최선을 다하겠다.
무엇보다도 세월호 국회를 열어야 한다.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5월 비상국회’ 개최는 국민의 요구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께 축하의 인사를 전하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서 5월 국회 개최 논의를 했으면 한다.
세월호 문제는 밤새 KBS문제로 좀 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보여진다. 어제 원내대표로서의 첫 일정으로 밤에 안산을 조문하기 위해서 갔다가 유족들께서 영정을 모시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야만 했다. 유족들이 KBS 앞에서, 그리고 청와대 앞에서 밤을 꼬박 새셨다고 한다. 유족들이 요구하는 신속한 구조, KBS 사과와 보도국장 해임 등에 대한 청와대의 빠른 응답을 촉구한다.
국민이 이렇게 상처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 차장에 공안검사 출신을 앉히고, KBS 수신료 인상을 단독 상정한 것은 지금 민심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원내대표로서 KBS 수신료 인상 문제는 KBS 방송의 공정성과 직결되어 있으며 이것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 김근 최고위원
어제가 어버이날이었다. 앞에서도 대표님들이 말씀했지만, 어느 어버이가 마음 편히 자식들의 카네이션을 받아 가슴에 달 수 있었겠나. 200명이 훨씬 넘는 어린학생들이 배에 갇혀 바다로 수장되는 현장을 무책임하게 바라만 보았을 뿐이지 어떻게 어버이날이라 해서 온전한 마음으로 자식들로부터 따뜻한 배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겠나.
이미 진부한 말이 되었지만 이번 세월호 재난에는 모든 사람들이 죄인이다. 야당도, 여당도, 청와대도, 정부도, 심지어는 언론까지 이번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반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엄청난 국가적 재난을 천착해 들어가면 우리가 모두 거기에 연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라도 각자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내일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사고의 수습이기도 하지만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다. 그 규명작업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야당은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받아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다. 야당의 몫은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의 의무를 다하겠다는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그것을 정쟁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우리는 그 의도를 잘 안다. 정치가 불신을 받는 시대에 정쟁이라고 몰아붙이면 “아 이 판국에 또 싸움질이구나” 이렇게 국민들이 싫증을 낼 것이라고 기대를 거는 것이다. 물론 잘못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여당도 틀렸고, 야당도 틀렸다는 양비론이 크게 득세하는 현실에서 이 같은 발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항상 그렇게 해서 정치적 이득을 챙기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단순하게 넘어가기는 어렵다. 우리가 외면하는 현실이 엄중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철저한 조사를 위해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그 요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지난 1년 남짓 한껏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에 기대어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러나 별로 근거가 없던 그 지지는 이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다시는 그 높은 지지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새누리당은 눈을 부비고 잠에서 깨어날 필요가 있다. 여당 밖의 민심을 세심히 살피고 결단할 것은 빨리 결단하기 바란다.
5월 국회도 즉시 열고, 유족들이 원하는 특검도 수용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총체적으로 유착되어있는 이 세월호 사고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유족과 국민들을 설득하겠나.
■ 박혜자 최고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에 대국민 담화 형식의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첫 사과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비공개적으로 했다가 유족과 국민들의 공분만 샀다. 지난 6일 부처님 오신 날에는 “유족들에게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두 번째 사과 발언을 했다. 이제 담화 형식의 대국민사과까지 예정됨으로써 사과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런데 그럴수록 민심은 더욱 싸늘해져가고 있다. 대통령을 움직인 것은 희생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가 아니라 추락하는 지지율에 대한 조급함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4월 18일 사고현장을 방문한 다음날 71%였던 지지율은 첫 사과를 했던 29일 48%까지 떨어졌고, 두 번째 사과를 하기 직전인 지난 4일에는 45%로 떨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은 304명의 목숨 중, 단 한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304명 희생자 앞에서 지지율 관리만 하는 것인가. 아이들 없이 어버이날을 보냈을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대통령께서는 그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가. 국민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대통령, 참으로 안타깝다.
■ 우원식 최고위원
어제는 어버이날이었다. 가슴에 카네이션 대신 꽃다운 나이에 차가운 바다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아이들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그 부모들은 밤 10시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집단적으로 KBS를 항의방문하기 위해 상경했다. 그 KBS 앞의 상황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어서 그 자리에 여러 의원들과 함께 있었다.
발단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유가족들의 모습은 분노 그 자체였으며 참으로 참담한 자리였다. 김 국장은 직원들과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부는 뉴스앵커 진행자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다. 그런데 해명이 가관이다.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고, 실종자가 많은 상황에서 상복으로 보일 수 있는 검은 옷을 입는 건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절망을 주는 일이라 그리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궤변이다. 회식 자리라고 해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참담한 발언으로 어떻게 국가 재난 주관 방송사 보도국장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유족들이 KBS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이일 때문만은 아니다. 사고 초기 KBS 보도 태도는 마치 금방이라도 모든 실종자가 구조가 될 듯이 과장되고 왜곡된 보도를 함으로써, 초기 대응 실패의 한 요인이 됐고, 유가족들의 불신과 분노의 주된 원인이 된 점을 생각할 때 이 사건에 대한 KBS 보도 태도에 큰 문제가 있었던 건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KBS가 어찌 국민의 공영방송이라 말할 수 있겠나. KBS는 유가족들의 이 분노를 달랠 수 있도록 유가족들의 가슴 맺힌 요구인 책임자의 해임과 사장의 사과에 즉각 응답하기 바란다.
정부와 더불어 참사의 현장에서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KBS는 이 와중에도 시청료 인상에 목을 매고 있다니 정말 제정신인가. KBS가 올려야 할 것은 시청료가 아니라 땅바닥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다.
청와대에도 한마디 하겠다.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부터 지금까지 청운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하고 있다. 아이를 가슴에 묻고 절규하는 부모들의 발걸음을 막고 그들의 피맺힌 요구조차 외면하는 청와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 대통령은 저 멀리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을 위로차 찾았다는데 그것이 겉모습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어찌 청 와대를 찾은 사망자 가족들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가.
이들의 처절한 요구에 청와대는 즉각 응답해야 한다. 또한 새누리당은 시기도 정하지 않고 사태의 완전 수습이후 국정조사라는 기만적 태도를 버리고, 5월 국회를 세월호 국회로 갈수 있도록 즉각 협상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
■ 김효석 최고위원
우원식 최고위원의 설명이 있었다. 저도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KBS에서 상상을 초월한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해 유족들이 찾아갔는데, 유족들을 KBS가 내친 것이다. 기본 중의 기본은 유족들을 만나서 사과하고 책임을 어떻게 지겠다고 해명을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최소한의 양심조차 KBS에는 없었다. 어쩌다가 KBS가 여기까지 왔나. 저는 이제 KBS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를 볼 때 독재정권 때나 있을 법한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니 그때보다 심하다고 보는 국민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언론에 불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유족들이 단순하게 KBS보도국장의 발언만 가지고 문제삼았던 게 아니다. 이번에 세월호 보도뿐만 아니라 그동안 줄곧 보도돼온 보도태도, 왜곡된 채로 세상에 전달한 것, 여기에 화가 나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KBS내에서 젊은 기자들이 부끄럽게 생각하겠나. 젊은 기자들이 모여서 우리 반성하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오죽하면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그동안의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 제가 일일이 지적은 하지는 않겠다. 얼마나 권력에 대해서는 관대한 눈으로 보고 있는가, 또 반대편에는 얼마나 혹독하게 했는가를 저는 일일이 이 자리에서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KBS 수신료를 인상하자고 국회에 상정했다고 한다. 언론이 사회의 공기로서 역할을 한다면 그 언론을 도와줘야 한다. 그러나 그 언론이 사회에 독이 된다고 한다면 그 독이 되는 언론을 살찌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하는 것이 많은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식이다.
이제 KBS를 어떻게 하면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킬 것인지, 최소한도 중립적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 표철수 최고위원
저는 KBS 보도본부 출신이다. 요즘 KBS와 관련된 일련의 이런 사태를 보면서 참으로 그 회사 출신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부디 KBS 모든 조직원들의 일대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