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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공예 소귀분, 자연미와 실용미가 조화로운 전통공예

  • 등록 2013.11.11 21:47:00
[예술=충남도민일보]지장 공예는 나무로 골격을 짜거나 대나무, 고리 등으로 뼈대를 만들어 안팎으로 종이를 여러 겹 발라 만든다. 종이만 발라 콩물이나 감물, 옻칠 등으로 마감하기도 하고, 그 위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 마무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통작업을 천직이라고 즐기며 하고 있는 소귀분(59) 지장공예가를 만나보았다.

지장 공예와 함께 37년 외길을 가다

▲ 한국무형문화유산 지장공예명장1호 소귀분 © 국악디지털신문
우리 선조들의 멋과 얼이 서려 있는 한지 자연미를 그대로 실용품에 새기며 완성해가는 지장 공예작품이야말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지장 공예는 매우 다양해서 만드는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이 있어요. 큰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꼬박 일 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런 작품을 만들어 놓고 나면 성취감이 생기고 해냈다는 희열에 젖게 되죠."
지장공예가 소귀분 선생은 그래서 힘이 들더라도 일 년에 1~2점의 작품을 완성한다. 그가 완성한 작품을 보면 우리 선조들이 생활에 사용했던 실용품들이다.

수납장을 비롯해 폐물함, 좌경, 장롱 등 다양하다.
"작업을 거쳐 완성된 작품들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찻상, 서랍장 등을 비롯해 옛날 여인네들 방에서나 볼 수 있는 고풍스러운 작품까지 무궁무진해요.”
완성된 작품은 그 자체로 훌륭한 실내장식 소품이 될 뿐 아니라 유용한 생활용품이 된다. 옻칠을 더해주면 견고함이 더해 대물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고가다.
최근에는 이러한 작품들을 실내장식으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문의도 많다. 이에 소 선생은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아니하던 천직이라 생각하고 지금껏 해왔는데, 이전보다 공예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개인적으로도 기분 좋다”며 웃는다.

1989년 우리의 전통과 멋에 빠져 소 선생과 함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리랑지장공예연구회’를 결성했다.
“우리의 애환이 녹아 있는 대표적인 노래 ‘아리랑’을 붙여 공예연구와 강의를 병행하는 모임으로 저를 비롯해 6명의 회원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현재 아리랑지장공예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소 선생은 회원들과 함께 지장 공예를 알리고 맥을 이어 가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전통의 멋과 아름다움에 빠지다

소 선생은 대학 시절 우연히 툇마루에서 작업하는 한 스님을 만나면서 지장 공예를 접하게 되었고,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 학업을 위해 친척이 있는 대구를 찾았던 그는 동화사라는 절을 찾게 되었고, 그곳에서 스승인 혜원 스님을 만났다.
작업하는 스님의 모습이 마냥 신기해 넋을 놓고 쳐다보다 ‘한 번 배워보지 않겠느냐’는 말에 그는 선뜻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가 1976년이다. 그렇게 시작한 공예작업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그래도 작품을 완성하면서 우리 전통의 멋과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그간의 수고스러움을 덜어주었다.

소 선생은 “당시 종이가 흔하지 않아 스님이 장에 가시면 시멘트 종이를 주워 와서 그것을 사용하고, 못을 장작불에 달구어 납작하게 만들어 칼로 사용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1979년에 스승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천안으로 돌아와 배운 것을 되새기며 홀로 작업에 몰입했다.
목수였던 아버지의 작업장에서 직접 목재를 사다 대패, 톱질해가며 재단하고, 색종이 붙이고. 문양 넣고, 장식하면서 그만의 작품들을 완성해 갔다.

단순히 열정만으로 시작한 공예는 그해(1979년) 천안에서의 첫 개인전을 열게 해주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전시회와 공모전 수상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주목을 받게 됐다.
또한, 여러 곳에서의 시연회와 강의로 분주히 활동하며, 천안의 전통지장 공예를 알리는데 일조해 오고 있다.

소귀분 선생은 지난 10월 22일짜로 한국무형문화유산명장 지장공예부문 명장으로 인준을 받았다. 인준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 및 문화재청등록법인인 사)한국무형문화예술교류협회 임영주이사장으로 부터 인준서를 받았다.


우리의 것을 지키고 이어나가다


▲ 소귀분선생께서 임영주문화재위원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김태민기자

그는 “처음 제가 만든 것을 지인에게 선물을 해주었는데 너무나 신기해하고 좋아했다”며 “주위에서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도 속속 생겨 내친김에 강의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보람도 있었지만, 세파에 마음 다치는 일도 많았다.
이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그에게 초창기에는 말할 수 없는 고난의 세월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전통을 꿋꿋이 이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의 어머니다.

그럴 때마다 ‘전통의 맥이 끊어지면 안 된다’며 다독여주었던 어머니의 지지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 소 선생은 37년 외길을 걸어온 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지장 공예에 대한 모든 것에 열정을 가지고 도전 중이다.

자신의 작품을 좀 더 알리고 전하고 싶은 마음에 고향인 천안에 공예전시장을 구상 중이다.
그는 “아무래도 우리의 전통을 알고 배워야 하는 청소년들이 제 작품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청소년 특화거리인 동남구(천안 동부역)에 전시장을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전통공예가로서 발전해가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후학양성에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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